
지난해 말, 성신여대 캠퍼스는 그야말로 ‘색깔 논쟁’의 현장이었다. 일부 학생들이 성신여대 남학생 입학 반대를 외치며 건물 외벽과 게시판에 페인트를 칠하는 이른바 ‘래커칠 시위’를 벌였기 때문이다. 그들의 메시지는 명확했다. “여대의 정체성을 지켜야 한다.” 그러나 학교 측은 이를 ‘표현의 자유’가 아닌 ‘재물손괴 행위’로 판단했고, 결국 학생들을 경찰에 고소했다. 이 사건은 단순한 학내 갈등을 넘어, 한국 사회의 여대 정체성 논란과 대학 다양성의 방향성을 되묻는 계기가 되고 있다.
여대의 울타리 안에서 벌어진 갈등
성신여대는 2025학년도 외국인 특별전형 신편입학 모집요강에서 “국제학부에 한해 남녀 구분 없이 모든 성별이 지원 가능하다”고 발표했다. 이는 ‘남학생 입학 허용’으로 해석되며, 여대의 상징적 정체성을 흔드는 결정으로 받아들여졌다. 이에 반발한 일부 학생들은 과잠을 벗어두는 상징적 행위와 함께 ‘래커칠 시위’를 감행했다.
이들은 “여대는 여성의 배움터로서 존재해야 한다”, “남학생의 입학은 여성을 위한 공간을 침해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다른 학생들과 시민들 중 일부는 “이제는 성별 구분 없는 교육의 장이 되어야 한다”고 반박하며 대학 다양성의 가치를 강조했다.

학교 측의 법적 대응, 그리고 학생 고소
성신여대는 지난해 11월 시위 이후 수개월간 내부 논의를 거친 끝에, 지난 4월 재물손괴 혐의로 학생들을 경찰에 고소했다. 서울 성북경찰서는 학교의 고소장을 접수하고 CCTV 분석을 통해 학생 3명을 수사선상에 올렸다.
학교 관계자는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되, 물리적 훼손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며 고소 배경을 설명했다. 현재 캠퍼스 내 훼손된 구역은 대부분 복구된 상태다.
이 같은 학교의 결정은 엇갈린 반응을 불러왔다. 일부는 “법적 조치를 통해 학내 질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지했지만, 또 다른 측에서는 “학생들의 의사 표현을 범죄로 몰아가선 안 된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동덕여대의 사례, 그리고 다른 선택
비슷한 시기, 동덕여대에서도 남학생 입학을 반대하는 래커칠 시위가 벌어졌다. 동덕여대 역시 학생들을 고소했지만, 약 6개월 뒤 고소를 취하하고 처벌불원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해당 혐의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기에, 수사는 계속 진행되었고 38명 중 22명이 검찰에 송치되었다.
이 두 사례는 같은 사건이라도 학교의 대응 방식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성신여대는 여전히 법적 절차를 진행 중이고, 학생들과의 갈등은 끝나지 않았다.
여대 정체성과 대학 다양성의 교차점
이번 성신여대 래커칠 시위 사건은 단순히 ‘남학생 입학’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여대의 존재 이유’와 ‘성평등의 가치’를 동시에 시험하는 질문이다.
한국 사회에서 여대는 오랜 시간 동안 여성의 권리를 보장하고, 차별 없는 학습 공간으로 기능해왔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며 대학의 다양성과 포용성이 중요해지자, 여대의 정체성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여대는 더 이상 여성만의 공간이어야 하는가?”
“다양성을 존중하면서도 여대의 정체성을 유지할 방법은 무엇인가?”
이 두 질문은 이번 사건이 던진 가장 큰 화두다.

사회적 시선과 미디어의 반응
언론은 이번 사건을 두고 ‘페미니즘의 진화’와 ‘여대의 위기’라는 두 가지 시선으로 나누어 보도하고 있다.
일부 보수 언론은 “여대의 특권 의식이 남성 배제의 논리로 작동했다”고 비판했고, 진보 성향 매체는 “여대의 자율성과 역사적 맥락을 고려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찬반이 첨예하다.
“이건 단순한 시위가 아니라, 교육의 다양성과 평등을 논하는 시작점”이라는 댓글이 있는가 하면, “여성의 공간을 지키려는 행위를 범죄로 몰아선 안 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변화의 갈림길에 선 여대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두고 ‘여대의 패러다임 전환기’ 라고 분석한다.
서울대 사회학과 A 교수는 “성신여대 래커칠 시위는 단순한 갈등이 아니라, 한국 사회가 젠더 평등을 실질적으로 어떻게 받아들일지를 보여주는 거울”이라고 평가했다.
여대는 단순히 성별로 구분된 공간이 아니라, 사회 구조적 불평등 속에서 여성들이 자기 주도적 학습권을 확보하기 위해 탄생한 제도다.
따라서 단순히 ‘남학생 입학 허용’ 여부의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라, 여대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다양성을 수용할 수 있는 새로운 방향성이 모색되어야 한다.
결론: 여대의 정체성, 시대의 흐름과 공존할 수 있을까?
성신여대의 이번 사건은 한국 사회에 큰 질문을 던진다.
과연 여대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도 고유의 정체성을 지켜낼 수 있을까?
또, 다양성과 포용이라는 가치와 충돌하지 않고 공존할 수 있을까?
이 논쟁은 단지 학교 내부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의 본질과 젠더 평등, 그리고 사회의 다양성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실험이 되고 있다.
결국, 성신여대 래커칠 시위는 단순한 갈등이 아니라 변화의 신호다.
이 사건이 던진 메시지를 통해 우리는 여대의 의미와 대학의 역할, 그리고 평등의 진정한 가치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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