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2026 북중미 월드컵 조 추첨식 보이콧 선언- 미·이란 외교 갈등

 

이란축구협회가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조 추첨식 참석을 전격 거부했습니다.
28일(현지시각) 이란축구협회는 “조 추첨식 참석을 위해 필요한 미국 비자를 발급받지 못했다”며 불참을 공식 선언했습니다.
이번 추첨식은 다음 달 5일, 미국 워싱턴DC의 케네디센터(Kennedy Center)에서 열릴 예정이었습니다.

이란 측은 “비자 발급 절차에 정치적 의도가 개입된 것은 명백하다”며 강력히 반발했습니다.
이란축구협회 관계자는 “1978년 아르헨티나 월드컵 이후 단 한 번도 이런 일이 없었다”며 “이제 스포츠가 순수하지 못한 외교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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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 4회 연속 본선 진출에도 ‘비자 장벽’에 막히다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은 미국, 캐나다, 멕시코 3개국이 공동 개최하며, 본선 참가국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확대된 사상 최대 규모의 대회입니다.
이란은 아시아 예선에서 한국, 일본, 호주,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무난히 본선 티켓을 확보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조 추첨식 참석 문제로 이란 대표단의 본선 준비가 차질을 빚게 됐습니다.

이란 국영 IRNA통신에 따르면,
아미르 갈레노에이 감독을 비롯한 대표팀 구성원 4명만 비자를 발급받았고,
메흐디 타지 이란축구협회장 등 주요 인사들은 비자 발급이 거부되었습니다.

이란축구협회는 “우리의 목표는 월드컵 본선 참가 자격을 유지하는 것”이라며,
국제축구연맹(FIFA)이 조속히 문제를 해결하기를 촉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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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이란 외교 갈등, 월드컵 무대로 번지다

이 사태의 배경에는 미국과 이란의 장기적인 외교 갈등이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기 집권 이후 이란의 핵 개발 및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지원을 이유로
경제·외교 제재를 강화했습니다.

특히 지난 6월, 미국이 이란의 핵시설(이스파한·포르도·나탄즈)을 공습하면서
양국 간 핵 협상이 전면 중단되었고, 외교 관계는 사실상 단절 상태입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최근 연설에서
“이란은 미국과 협력하지 않으며, 미국은 국제적 위상을 잃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는 월드컵 보이콧 선언이 단순한 스포츠 이슈가 아닌 정치적 메시지의 연장선임을 시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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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행정부 “월드컵 티켓은 비자가 아니다”

미국 국무부는 이번 사태에 대해 “월드컵 티켓이 곧 미국 입국 허가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습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백악관 월드컵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습니다.

“월드컵 티켓은 비자와 다르다. 모든 외국인은 동일한 절차로 비자를 심사받게 될 것이다.”

 

다만, 미국 정부는 북중미 월드컵 및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코치·대표단에 대해서는
예외를 인정할 가능성을 열어두었습니다.
하지만 케네디센터 조 추첨식에 이 예외가 적용될지는 불확실하다고 AP통신은 전했습니다.

또한, 지난 17일 미국은 북중미 월드컵 티켓 보유자에게
비자 예약 우선권을 부여하기로 발표했지만,
이란 대표단에게는 적용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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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외교의 새로운 시험대

이란의 조 추첨식 불참 선언은 단순한 ‘행정 문제’가 아닙니다.
이는 스포츠 외교의 중립성에 대한 중대한 시험이자,
국제 대회가 정치 갈등의 도구로 변질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FIFA는 그동안 회원국 간 정치 문제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유지해왔지만,
이번 사태처럼 개최국의 비자 발급 문제가 불공정하게 작용할 경우
국제 축구계 전체의 형평성과 공정성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이란이 향후 본선 참가를 거부하지는 않겠다고 밝혔지만,
정치적 압박이 계속될 경우 월드컵 불참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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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론: “스포츠는 정치 위에 있다”는 명제가 다시 흔들린다

이란의 월드컵 조 추첨식 불참 선언은
스포츠가 언제든 국제정치의 연장선으로 이용될 수 있음을 다시금 보여줍니다.
비자 발급 문제 하나가 단순 행정 절차를 넘어 국가 간 불신의 상징이 되었고,
결국 2026 북중미 월드컵이 개막하기도 전에 정치의 그림자가 드리운 셈입니다.

이제 공은 FIFA와 미국 정부로 넘어갔습니다.
이란이 본선 무대에서 싸울 수 있을지,
혹은 정치적 이유로 또 다른 보이콧 사태가 벌어질지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