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 생산자물가가 두 달 연속 상승하며 국내 경제 흐름에 다시 긴장감을 주고 있다. 한국은행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2025년 10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20.82(2020년=100)로 전월 대비 0.2% 상승했다. 이 수치는 단순한 물가 지표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반도체 산업의 회복세와 금융·보험 서비스의 활황이 맞물리면서 물가 전반에 상승 압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가 이끄는 공산품 물가 상승
이번 상승세의 주된 요인은 단연 반도체다. 한국은행 물가통계팀에 따르면,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물가가 3.9% 상승했다. D램, 플래시 메모리 등 주요 반도체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며 가격이 급등한 것이다. 이로 인해 1차 금속제품(1.3%)도 함께 올랐다. 비철금속의 국제 시세가 상승하면서 관련 제품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반도체는 단순히 수출 효자 품목이 아니다. 국내 생산 구조의 핵심이며, 글로벌 경기 회복 시 가장 빠르게 반응하는 산업이다. 따라서 이번 반등은 한국 제조업 전반의 회복 신호로도 해석된다.

금융·보험 서비스 물가 2.9% 상승
서비스 부문에서도 금융 및 보험 서비스가 2.9% 상승하며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 주가 상승으로 인한 위탁 매매 수수료 증가가 주요 원인이다.
또한 음식점 및 숙박 서비스(0.5%)도 완만한 오름세를 이어갔다. 이는 외식비 인상과 관광 수요 회복의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금융 서비스 물가 상승은 단기적으로는 기업 및 개인의 거래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투자 활성화와 자본 시장 회복의 신호로도 볼 수 있다.
농산물과 에너지 가격은 하락
한편, 농림수산품은 4.2% 하락했다. 농산물(-5.5%)과 축산물(-5.4%)이 동반 하락했는데, 이는 풍작과 계절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특히 시금치(-47.5%), 배추(-26.1%)의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며 전체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또한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 부문은 0.6% 하락했으며, 산업용 도시가스(-5.4%)의 가격 인하가 눈에 띈다. 이는 에너지 수급 안정과 국제 유가 하락세의 반영으로 해석된다.

국내공급물가지수 0.9% 상승 — 1년 6개월 만의 최고치
이번 통계에서 주목할 부분은 국내공급물가지수다. 수입품을 포함해 국내에 공급되는 상품과 서비스 가격을 종합한 이 지수는 전월 대비 0.9% 상승했다. 이는 2024년 4월 이후 1년 6개월 만의 최고치다. 전년 동월 대비로도 1.4% 올라, 물가 압력의 재확대 조짐을 보이고 있다.
또한 총산출물가지수(국내출하+수출) 역시 1.1% 상승했다. 공산품이 1.9%, 서비스가 0.5% 각각 상승하며 물가 상승세를 견인했다.
물가 상승의 의미와 전망
전반적으로 보면, 이번 10월 생산자물가 상승은 공산품과 서비스의 동반 상승이 주도한 결과다. 특히 반도체 산업의 회복세는 향후 수출 증가와 GDP 성장률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금융 서비스 물가 상승과 에너지 가격 하락의 불균형은 향후 인플레이션의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
한국은행은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물가가 전월 대비 0.5%, 전년 대비 1.4% 상승했다”며 “물가 기조가 완만하지만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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