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대한민국의 급성심장정지 생존율이 조사 이후 최고치인 9.2% 를 기록했다.
단순한 수치 이상의 의미를 가진 이 결과는, 바로 심폐소생술(CPR)의 힘을 보여주는 결정적 증거다.
심정지 환자가 병원에 도착하기 전, 일반인이 심폐소생술을 시행했을 때 생존율이 무려 14.4%로, 미시행 시 6.1%보다 2.4배 높게 나타났다.
이 통계는 질병관리청과 소방청이 공동으로 개최한 ‘제14차 급성심장정지조사 심포지엄’ 에서 공개됐다.
생존율뿐 아니라 뇌기능회복률 역시 6.3%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우리 사회가 ‘골든타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행동으로 옮기고 있음을 보여준다.
급성심장정지, 생각보다 가까운 위험
급성심장정지는 심장이 갑자기 멈추는 응급상황으로, 즉각적인 심폐소생술이 생명 유지의 핵심이다.
2024년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급성심장정지 환자는 총 3만3,034명, 인구 10만 명당 64.7명 꼴로 발생했다.
남성이 64.3%로 여성보다 약 2배 가까이 많았고, 70세 이상 고령층이 전체의 절반 이상(52.9%) 을 차지했다.
가장 많은 발생 장소는 가정(44.8%)이었다.
즉, 병원이 아닌 집 안에서 심정지가 발생하는 경우가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이 말은 곧, 응급상황의 첫 대응자는 대부분 일반인 가족이라는 점을 의미한다.

심장정지의 원인과 생존율 향상 요인
조사에 따르면 심근경색, 부정맥 등 질병에 의한 비율이 76.7%, 그중에서도 심인성(심장 자체의 기능부전) 이 71.7%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생존율은 9.2%로 전년 대비 0.6%p 상승, 뇌기능회복률 또한 6.3%로 0.7%p 상승했다.
이 상승세는 단순한 의료기술의 발전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가장 큰 요인은 바로 일반인의 심폐소생술 시행률 증가(30.3%) 였다.
심폐소생술을 시행한 경우 생존율은 14.4%, 시행하지 않은 경우는 6.1% 에 불과했다.
뇌기능회복률 역시 시행 시 11.4%, 미시행 시 3.5% 로 3.3배 차이가 났다.
이 결과는 ‘심폐소생술을 알고 있느냐’가 아니라, ‘그 순간 행동했느냐’가 생명을 결정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입증한다.
CPR이 생존율을 바꾼다
심폐소생술(CPR, Cardiopulmonary Resuscitation)은 단순히 기술이 아니라 생명과 직결된 사회적 책임이다.
흔히 사람들은 “의료인이 아니면 어려울 것 같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일반인도 간단한 교육만 받으면 누구나 시행 가능하다.
심정지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 세 가지 핵심 요소는 다음과 같다:
- 즉각적인 인지 – 환자가 의식과 호흡이 없을 때 즉시 119 신고
- 지속적인 가슴압박 – 분당 100~120회의 속도로 깊이 5cm 정도 압박
- 자동심장충격기(AED) 사용 – 주변 공공장소에 비치된 AED를 즉시 활용
이 단계를 지켜 단 1분이라도 빨리 CPR이 시작된다면, 생존 가능성은 2~3배 높아진다.
2025년 심폐소생술 가이드라인 개정 포인트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2025년 한국 심폐소생술 가이드라인 개정안도 함께 공개됐다.
핵심 변화는 다음과 같다.
- 기본소생술 자세 변경: 구조자의 편한 손이 아래로 향하도록 가슴압박 자세 조정
- 익수(溺水)로 인한 심정지 시: 교육받은 구조자는 인공호흡부터 시작하도록 권고
- 실습 중심 교육 강화: 정확한 압박 깊이·위치를 피드백하는 장치 활용
이러한 교육 중심의 변화는 단순히 이론이 아닌, ‘현장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CPR 능력’ 을 목표로 하고 있다.

뇌기능회복률 6.3%, 생명 그 이상을 살리다
심폐소생술의 목적은 단순히 ‘심장을 다시 뛰게 하는 것’에 머물지 않는다.
진짜 목표는 ‘의식이 돌아오고,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는 생존’ 이다.
2024년 뇌기능회복률은 6.3%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생존한 환자 중 상당수가 단순한 생존이 아닌, 건강한 회복을 이뤘다는 의미다.
그 중심에는 일반 시민의 CPR 참여가 있었다.
즉, 한 사람의 행동이 다른 사람의 인생 전체를 바꾸는 힘이 된 것이다.
우리 모두가 ‘생명을 살리는 첫 번째 구조자’
급성심장정지 생존율 향상은 의료기관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응급상황의 골든타임은 병원 도착 전 단 몇 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결국, 생존율을 높이는 유일한 방법은 ‘시민 CPR 참여율 향상’ 이다.
길거리, 지하철, 직장, 학교, 그리고 가정에서
누군가가 쓰러졌을 때 주저하지 않고 가슴압박을 시작하는 사회 —
그것이 바로 생존율 9.2%를 넘어 15%, 20%로 나아가는 길이다.
결론: 심폐소생술은 선택이 아니라 ‘책임’이다
2024년 급성심장정지 생존율 상승은 대한민국 시민 모두가 만든 결과다.
심폐소생술 시행률이 높아질수록 생존율과 뇌기능회복률은 함께 오른다.
단 한 번의 가슴압박, 단 한 번의 인공호흡이
누군가의 가족, 친구, 동료를 다시 일상으로 돌려보낼 수 있다.
“심폐소생술, 당신의 손끝이 생명을 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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