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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

해군 상륙함 ‘향로봉함’ 화재, 기본 안전수칙 무시한 인재(人災)

by mynote7230 2025. 1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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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향로봉함 화재

 

지난 7월 발생한 해군 상륙함 ‘향로봉함’ 화재 사고가 결국 기본적인 안전수칙조차 지키지 않은 근무자들의 부주의로 발생한 인재(人災)인 것으로 드러났다.
394억 원의 방산 예산이 투입된 함정이 단 한 번의 실수로 조기 퇴역 위기에 몰리며, 군의 안전 관리 체계에 심각한 문제가 드러났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향로봉함 화재, 부주의로 인한 폭발적 화염

사고는 7월 31일 오후, 향로봉함이 학군사관후보생 실습을 지원한 후 진해항으로 복귀하던 중 발생했다.
보조기관실에서 갑자기 화재가 일어나 부사관 1명이 3도 화상을 입었고, 승조원 35명이 연기 흡입으로 치료를 받는 등 큰 피해가 있었다.

해군 조사위원회에 따르면,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은 연료유 이송 작업 중 안전 절차를 어긴 인적 과실이었다.
기관부 병사 2명이 ‘샘플링 밸브’를 열어 연료유를 휴대용 통에 옮긴 뒤 밸브를 제대로 잠그지 않은 것이 1차 원인이었다.
이후 하사가 펌프를 정지하지 않은 상태에서 출구 밸브를 차단하면서 과도한 압력이 형성되었고, 결국 연료 호스가 파열되며 폭발성 화재로 이어졌다.


기본절차 무시 대형화재

“기본 절차 무시가 대형 화재 불렀다”

사고 조사위는 “연료유 이송 시 반드시 정유기를 사용해야 하지만, 시간 단축을 위해 이송 펌프를 사용한 것도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향로봉함의 정유기가 노후돼 효율이 떨어지자, 병력들이 위험을 감수하고 펌프 작업을 병행해 온 것이다.

즉, 현장에서는 ‘시간 단축’이 안전보다 우선시되는 잘못된 문화가 뿌리내려 있었던 셈이다.
결국 작은 절차 무시가 화재로 이어졌고, 수백억 원짜리 함정이 사실상 수명을 다하게 됐다.


 인력 부족과 현장 통제 실패

사고 당시 향로봉함의 기관부 인력 구성이 이상적인 기준에 미치지 못한 점도 문제의 배경으로 지목됐다.
정상적인 인원은 원사 1명, 중사 3명, 하사 5명, 병 5명이지만,
사고 당시에는 중사 3명 중 2명이 공석이었다.

정승일 사고조사위원장(준장 진)은 “하사들이 작업할 때 중사가 함께 현장 지도에 나서야 하지만, 인력 공백으로 통제가 미흡했다”고 밝혔다.
즉, 지휘 체계의 허술함과 인력 불균형이 안전사고로 직결된 구조적 문제였다.


 진화까지 24시간… 노후 장비와 소화기 부족

불길은 함정 내부를 빠르게 덮쳤고, 완전 진화까지 무려 24시간 이상이 소요됐다.
해군은 “인명 피해를 최소화한 점은 다행이지만, 장비 노후화와 친환경 소화기 부족이 진화 지연의 주된 원인이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군 수사단은 소화 장비 확보 과정의 문제 여부를 수사 중이다.

결국 향로봉함은 함교·기관조종실·생활 구역 등 주요 공간이 광범위하게 손상돼 복구가 사실상 불가능한 수준에 이르렀다.
해군은 “복구 비용이 잔여 운용 가치보다 더 크다”며 조기 퇴역을 검토 중이다.


 394억 원짜리 전력 자산, 4년 일찍 퇴역

1997년 394억 원을 들여 건조된 향로봉함은 30년의 설계 수명을 가졌지만,
이번 사고로 인해 약 4년 앞당겨 조기 도태될 전망이다.
한 해군 관계자는 “복구보다는 새로운 함정 도입이 더 효율적”이라고 밝혔다.

이는 곧, 한 건의 인재가 국가 전력 자산을 상실로 이끈 사례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세금으로 건조된 첨단 함정이 기본 절차 미준수로 불타버린 이번 사건은,
군의 안전의식 수준과 내부 통제 시스템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향로봉함 화재사고 안전불감증

근본적 문제는 ‘안전 불감증’

이번 향로봉함 사고는 단순한 개인의 실수가 아니라,
조직 전반에 만연한 안전 불감증과 규정 경시 문화의 결과로 해석된다.
‘빨리 끝내자’, ‘괜찮겠지’라는 안일함이 결국 수백억 원의 피해로 돌아온 것이다.

군 전문가들은 “정비 절차 준수에 대한 실질적 교육 강화,
지휘관의 현장 점검 의무화, 장비 노후화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한, 인력 부족과 숙련도 격차가 반복될 경우,
같은 유형의 사고가 다시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재발 방지를 위한 해군의 대책

해군은 이번 사건 이후 샘플링 밸브 안전장치 강화, 작업 매뉴얼 보완,
정유기 정비계획 재수립
등을 골자로 한 재발 방지책을 발표했다.
또한 모든 함정에서 연료유 이송 절차를 재점검하고,
작업자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가 일시적 대응에 그친다면
비슷한 사고가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군 내부에서는 “지침이 아니라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즉, ‘안전’이 서류상의 규정이 아닌 ‘습관’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향로봉함 사고가 던지는 경고

향로봉함의 화재는 단순한 군 내부 사고가 아니라,
국가 안보와 예산 효율성, 조직 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경종이다.
수십억, 수백억의 장비가 단 한 번의 부주의로 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은
군뿐 아니라 모든 공공기관이 새겨야 할 교훈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책임자 처벌보다 시스템 개선이다.
누가 잘못했는가를 따지는 것보다,
‘왜 같은 실수가 반복되는가’를 되묻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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