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랜차이즈 업계의 오랜 관행으로 여겨졌던 차액가맹금 구조에 드디어 제동이 걸렸다.
2026년 1월 15일, 대법원은 한국피자헛 본사가 가맹점주 94명에게 약 210억 원의 부당이득을 반환하라는 판결을 확정하며, 업계 전체에 충격을 안겼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한 기업의 법적 문제를 넘어,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 간의 수익 구조 전반을 뒤흔든 판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차액가맹금이란 무엇인가?
‘차액가맹금’이란 프랜차이즈 본사가 원·부자재를 시장 도매가보다 비싼 가격으로 가맹점에 공급하면서 얻는 유통 마진을 뜻한다.
겉으로는 식자재 비용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본사가 추가 이윤을 챙기는 구조다.
문제는 이 금액이 가맹계약서에 명시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피자헛 가맹점주들은 본사가 이미 매출의 6%를 로열티로 받고 있음에도, 여기에 식자재 마진까지 포함시켜 이중으로 이익을 취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른바 “보이지 않는 통행세” 구조가 드러난 셈이다.

대법원이 본 차액가맹금의 문제
대법원은 “본사가 차액가맹금을 받으려면 점주와의 명시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점주들은 본사가 정한 원·부자재를 강제로 구매해야 했고, 가격을 비교하거나 협상할 여지가 없었기 때문이다.
즉, 이는 일반적인 물품 거래가 아닌 종속적 구조로, 점주가 자발적으로 동의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가맹계약에서 본사가 정보력과 교섭력에서 우위에 있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묵시적 합의가 있었다는 본사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 판결은 단순히 돈의 문제가 아니라, 공정거래 원칙과 투명성의 문제로 본 것이다.
법원의 판단이 갖는 의미
이번 판결은 프랜차이즈 업계 전반에 중대한 메시지를 던진다.
그동안 치킨, 피자, 커피, 아이스크림 등 다양한 브랜드 본사들이 차액가맹금을 주요 수익원으로 삼아 왔다.
BHC, BBQ, 교촌치킨, 배스킨라빈스 등에서도 유사한 구조가 존재해 관련 소송이 이어지고 있다.
즉, 이번 판결은 “차액가맹금 구조는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는 경고다.
앞으로 본사들은 가맹점주에게 투명한 가격 구조와 명확한 계약 조건을 제시해야 하며,
가맹사업법상 허용된 수익원이라 하더라도 계약에 없는 항목은 부당이득으로 판단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프랜차이즈의 새로운 패러다임: 로열티 중심의 투명 경영
현민석 법무법인 YK 변호사는 “이번 사건은 가맹본부가 부당한 ‘통행세’를 수취하던 후진적 관행에 제동을 건 판결”이라며
“이제는 매출 이익을 투명하게 공유하는 로열티 기반 모델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해외 프랜차이즈 시장은 이미 로열티 중심의 수익 구조로 정착되어 있다.
본사는 브랜드와 시스템에 대한 가치를 로열티로 받고, 원·부자재는 시장 경쟁 가격에 맞춰 납품한다.
하지만 한국은 여전히 ‘본사가 식자재를 직접 공급하면서 남기는 마진’ 구조가 주를 이루고 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그 낡은 구조를 바꿀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점주의 부담이 줄어들면 결과적으로 제품 가격의 안정과 서비스 품질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프랜차이즈 본사의 대응과 업계 파장
한국피자헛 본사는 “차액가맹금은 물류 관리와 브랜드 유지에 필요한 비용이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이번 판결로 인해 본사들이 기존 유통 구조를 재정비하거나 계약서 내용을 대폭 수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교촌치킨과 BBQ, 배스킨라빈스 등에서도 유사한 형태의 소송이 이어지고 있어
향후 대법원의 동일한 법리 적용 여부가 주목된다.

가맹점주와 본사, ‘상생’을 위한 해법은?
프랜차이즈 산업이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본사의 브랜드 가치’와 ‘점주의 영업 자율성’이 조화를 이루는 구조가 필요하다.
이번 판결은 일방적인 수익 구조보다는 상생을 위한 투명 경영이 시대적 과제임을 분명히 했다.
앞으로 프랜차이즈 본사는 계약서에 모든 비용 항목을 명확히 표시하고,
가맹점이 선택할 수 있는 공급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장기적인 브랜드 신뢰와 지속 가능한 수익의 길이다.
마무리: 프랜차이즈의 미래, 투명성이 답이다
‘차액가맹금’이라는 단어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프랜차이즈 역사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했다.
이제는 본사와 점주 모두가 공정한 수익 배분 구조를 기반으로
소비자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강한 프랜차이즈 생태계를 만들어가야 한다.
대법원의 이번 판결은 단지 210억 원의 반환 명령이 아니라,
한국 프랜차이즈 산업 전체에 “투명성과 신뢰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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