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동안 얼어붙었던 한중 관계가 다시 녹고 있다. 그리고 그 변화의 중심에는 ‘방송 교류’라는 문화적 다리가 있다. 최근 KBS와 중국 중앙방송총국(CMG)이 APEC 회의를 계기로 방송 교류 협력 MOU를 체결하면서, 양국의 미디어 산업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이번 협약은 단순한 방송 협력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바로 한한령(限韓令) 이후 10년 가까이 중단되었던 문화 교류가 공식적으로 재개되는 역사적인 전환점이기 때문이다.
KBS와 CMG의 방송 교류 MOU 체결, 왜 중요한가?
이번 KBS-CMG 방송 교류는 단순한 업무협약이 아니라, 양국의 문화·산업·정치적 신호를 동시에 담고 있다. KBS는 이번 협약을 통해 CMG와 뉴스, 스포츠, 예능 등 다양한 콘텐츠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특히 ‘뮤직뱅크 월드투어’의 중국 진출은 눈에 띄는 변화다.
KBS 사장 박장범은 “한국 콘텐츠 산업 전체가 다시 중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돌파구가 열렸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지 KBS의 프로젝트에 그치지 않는다. 한류 콘텐츠 전반이 다시 중국으로 향할 수 있는 ‘문화 수출의 리스타트’로 해석된다.
이 협약은 또한 중국 내 한국 콘텐츠의 배제와 검열이 완화될 수 있다는 신호로도 해석된다. 2016년 사드(THAAD) 배치 이후 중국 정부가 한국 연예인 출연과 콘텐츠 송출을 제한하면서, 양국의 방송 교류는 사실상 중단되었다. 그러나 이번 협약으로 인해 다시 상호 콘텐츠 교류의 길이 열리게 된 것이다.

‘경주 선언’, 문화산업의 새로운 성장축
이번 KBS-CMG 방송 교류 협약은 APEC 경주 회의의 핵심 의제 중 하나였던 ‘문화창조산업’ 성장정책과 맥을 같이 한다.
‘경주 선언’에서는 처음으로 문화 콘텐츠 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공식 인정했다. 이는 전통적인 제조업 중심의 성장 모델에서 벗어나, 콘텐츠와 문화 교류를 새로운 경제 축으로 삼겠다는 의미다.
그 중심에 방송이 있다. 방송은 단순한 정보 전달의 수단이 아니라, 국가 이미지를 형성하고 상호 이해를 증진시키는 문화 외교의 도구다. 이번 KBS-CMG 협약은 그런 맥락에서 단순한 산업 협력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방송 교류 재개의 파급 효과
한중 양국은 이미 수년 전부터 음악, 예능, 드라마 등에서 활발히 협업해왔다.
‘한중가요제’, ‘뮤직뱅크 in 베이징’, ‘한중합작 드라마’ 등은 양국 국민의 정서적 거리를 좁히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한한령 이후 10년간 ‘개점휴업’ 상태였던 방송 교류는 사실상 끊긴 상태였다.
이제는 다르다. 이번 KBS-CMG 방송 교류 MOU로 인해 다시 한 번 대형 예능, 뉴스 협력, 문화행사 공동 제작 등이 활발히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KBS의 ‘뮤직뱅크 월드투어’가 중국 무대에 다시 오르게 된다면, 그 상징성은 매우 크다. K-POP, K-드라마, K-엔터테인먼트의 본격적인 중국 시장 복귀 신호탄이 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번 방송 교류는 양국 간 감정의 벽을 낮추는 ‘소프트 외교’의 핵심 수단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대통령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양국 간 언론 교류가 국민 간 감정적 거리를 좁히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화가 외교를 이끈다 — KBS의 전략적 행보
KBS는 이번 협약을 계기로 중국의 대형 미디어 플랫폼인 CMG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콘텐츠 공동 제작, 포맷 수출, 인력 교류 프로그램 등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2026년 중국 선전에서 열릴 APEC 정상회의에서도 CMG와의 협력 프로젝트를 구체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단기적인 이벤트가 아니라, 장기적인 ‘한중 문화 교류 정상화 로드맵’의 일환이다.
KBS는 공영방송으로서 단순한 시청률 경쟁을 넘어, 한국의 문화적 영향력을 확장하는 공공 외교 기관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번 협약은 KBS가 한류의 원조 방송사로서 다시 한 번 중심에 서게 되는 계기이며, 중국 시장에 다시 문을 두드리는 전략적 재진출 선언이다.
KBS-CMG 협약이 주는 시사점
- 한류 재도약의 가능성
이번 협약은 K-콘텐츠가 중국 시장에서 다시 자리를 잡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특히 OTT와 온라인 플랫폼 중심의 디지털 콘텐츠 교류가 활발해질 가능성이 높다. - 문화외교의 강화
방송은 단순한 미디어 산업이 아니라 외교적 상징이다.
한중 관계가 정치적으로 경색될 때에도 문화 교류는 상호 이해의 완충 역할을 한다. - 한국 콘텐츠 산업의 확장성
KBS와 CMG의 협력은 단순히 ‘한중 교류’에 머물지 않는다.
일본, 동남아, 미주 지역 등으로 확장될 수 있는 ‘글로벌 콘텐츠 허브’ 구축의 전초전이 될 수 있다.
결론: 한류의 새로운 물결은 ‘방송 교류’에서 시작된다
한류는 음악과 드라마를 넘어, 이제 공영방송의 문화외교 무대로 확장되고 있다.
이번 KBS-CMG 방송 교류 MOU는 단순한 뉴스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것은 ‘문화가 외교를 이끈다’는 메시지이자, 한국 콘텐츠가 다시 세계로 뻗어가는 재도약의 선언문이다.
KBS는 이번 협약을 통해 중국뿐 아니라 전 세계 한류 팬들에게 새로운 교류의 장을 열고 있다.
한한령의 긴 어둠이 지나간 자리에서, 이제 다시 한중 방송 교류의 봄이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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