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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

30년의 헌신, 사카구치 부부의 노벨상 이야기

by mynote7230 2025. 10.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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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생리의학상 일본 사카구치부부

 

사카구치 시몬·노리코, 30년의 인내가 노벨상을 만들다

 

진정한 성공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2025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발표된 일본 오사카대 명예교수 사카구치 시몬(74)은, 무려 30년에 걸친 인내와 연구 끝에 세상을 바꿨다. 그의 곁에는 언제나 동반자이자 동료 연구자인 아내 사카구치 노리코(71)가 있었다. 두 사람은 ‘면역을 억제하는 세포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당시 학계의 통념에 맞서 싸우며, 결국 ‘조절성 T세포(regulatory T cell)’의 존재를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이 연구는 면역 질환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꾸며, 자가면역질환부터 암 면역치료까지 다양한 분야에 새로운 길을 열었다. 부부가 함께 써 내려간 연구의 역사는 단순한 과학의 승리가 아니라, 신념과 사랑이 만들어낸 인간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문학소년에서 세계적 과학자로

사카구치 시몬은 어린 시절 문학을 사랑하는 소년이었다. 자연 속에서 자라며 책을 탐독하던 그는, 우연히 정신과 의사 빅토르 프랑클의 《밤과 안개》를 읽고 인간의 정신과 생명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의학의 길을 택한 그는 교토대 의학부에서 면역학을 처음 접했고, “면역은 자기 자신을 보호하면서 동시에 공격할 수 있는 양면성을 가진다”는 그 특성에 매료되었다고 말한다.

그의 연구 여정은 일본을 넘어 미국으로 이어졌다. 여러 연구소를 전전하며 독립 연구자로서 조절성 T세포의 존재를 믿고, 아무도 가지 않던 길을 걸었다. 주류 학계가 인정하지 않던 연구에 매달린 그 시절은 외롭고 험난했지만, 사카구치는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사카구치 부부의 끊임없느 연구의 결과

아내이자 동료, 노리코의 헌신

사카구치 교수가 “내 연구의 절반은 아내 덕분”이라 말할 만큼, 노리코는 그의 곁에서 늘 함께했다. 두 사람의 인연은 1977년 아이치현 암센터 연구소에서 시작됐다. 그곳에서 실험에 몰두하던 시몬에게 노리코는 깊은 인상을 받았고, 이후 부부이자 연구 동반자가 되었다.

결혼 후에도 그녀는 남편의 연구를 함께 이어가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갔고, 실험 조수로 출발해 결국 다수의 논문에 공동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특히 2003년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제1저자로 게재된 논문은 두 사람의 이름을 전 세계에 알렸다.


“우리는 옳은 일을 하고 있다는 믿음 하나로”

사카구치 부부의 연구는 단순히 과학적 발견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당시 학계는 ‘면역 억제 세포’의 존재 자체를 부정했지만, 두 사람은 믿음을 잃지 않았다.
수십 년간 실험을 반복하며, 동물 모델과 세포 단위의 데이터를 축적했고, 결국 조절성 T세포의 기능을 명확히 규명했다.

사카구치는 “과학은 인내의 예술이다. 인내 없이 진리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의 이 말은 연구를 넘어 인생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로, 과학의 본질이 ‘끈기와 믿음’임을 일깨워준다.


사카구치 시몬 교수

과학과 사랑이 만든 결실

노벨상 수상 이후에도 두 사람은 여전히 연구를 멈추지 않는다.
사카구치 교수는 오사카대 면역학 프런티어 연구센터에서 제자들과 함께 연구를 이어가며, 새로운 세대 과학자들에게 ‘탐구의 기쁨’을 강조한다.
노리코 역시 남편이 창립한 벤처기업에서 조절성 T세포를 이용한 세포 치료의 실용화를 위해 노력 중이다.

그녀는 여전히 “우리는 아직 멀었다”고 말하지만, 사실 그들의 여정은 이미 하나의 역사다.
‘랩 마마(Lab Mama)’라 불리며 후배 연구자들의 존경을 받는 노리코의 모습은, 한 과학자의 아내를 넘어 과학 그 자체의 상징처럼 보인다.


결론: 부부의 신념이 세계를 바꾼다

사카구치 시몬과 노리코의 이야기는 단순한 노벨상 수상 소식이 아니다.
이것은 신념과 사랑, 인내와 열정이 만들어낸 인간의 서사다.
조절성 T세포의 발견은 면역학의 판도를 바꿨지만, 그보다 더 큰 가치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태도”에 있다.

우리 사회에도 이들의 이야기는 깊은 울림을 준다.
누구나 자신의 분야에서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걸어간다면, 그 길 끝엔 반드시 빛이 기다린다는 진리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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